SNU서울병원 뉴스
-
[헬스조선] 엄지손가락 퇴행성관절염의 비수술적 치료 23.12.01 17:43 2,495
-
엄지손가락 퇴행성관절염의 비수술적 치료
그림= 엄지손가락의 기저관절은 수근골(손목뼈)에서 중수골(엄지 손등뼈)로 이어지는 관절을 말한다.외래에서 손가락 퇴행성관절염은 사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타 병원에서 손가락에 주사치료만 받았거나, 약물처방만 받고 아무런 치료를 해주지 않아, “연골을 재생시키는 좋은 치료를 꼭 받고 싶어요” 라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종종 있을 정도다.
하지만 과거의 통계자료를 보면, 손가락 퇴행성관절염은 기본적으로 원인은 뚜렷하지 않지만, 나이에 따라 진행하고, 직업적으로 사용하는 강도에 비례하여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대개 2, 3, 4, 5수지의 마지막 마디(원위지간관절)에 발생하게 되지만, 엄지의 기저관절에도 흔하게 발생한다. 엄지의 기저관절은 손목뼈(수근골)에서 엄지 손등뼈(중수골)로 이어지는 관절이며, 해당 뼈의 이름을 붙여서 수근-중수관절이라고 부른다.
2, 3, 4, 5수지의 끝 마디에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은 통증이 있어도 그 옆의 손가락을 대신 사용하거나, 옆 손가락을 해당 손가락과 함께 사용하면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엄지는 대체할 손가락이 없기 때문에 관절염이 생긴다면 젓가락질, 숟가락질, 혹은 대부분의 물건을 드는 일 등이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 라켓, 클럽, 배트 등을 잡고 휘두르거나 바벨, 덤밸을 들고 움직이는 행동에 제약을 겪게 된다. 게다가 엄지의 기저관절(수근중수관절)은 엄지 움직임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에 손끝 마디의 관절염과 다르게 엄지를 움직이는 대부분의 움직임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엄지손가락기저관절의 퇴행성관절염은 X-Ray 검사로 관절염 진행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3~4단계라면 손가락 관절유합술 또는 인대재건술을 고려하며, 1~2단계라면 단순한 손가락 인대봉합 또는 인대재건술을 고려한다.
하지만 X-Ray 검사로 관절염 진행과 관계없이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를 고려한다. 외래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환자는 일차적으로는 보존적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2019년 미국 류마티스질환-관절염 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존적 치료는 물리적 치료와 투약 치료로 나뉘게 된다.
물리적 치료 중 가장 중요하고 간단한 방법은 ‘엄지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적절한 플라스틱 혹은 금속 지지대가 속에 있는 보조기를 착용하면,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관절의 아탈구를 방지할 수 있어서 통증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중수골(손등뼈)만을 잡아주는 보조기를 착용하여 엄지의 원위부관절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또, 해당 관절의 ‘테이핑’을 시행하면서 효과를 얻어볼 수도 있다. 보조기보다 효과는 낮지만 침 치료, 온열 치료 등을 시행해도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운동 치료도 도움이 되는데, 대개 해당 관절이 손등 쪽으로, 요측으로 빠져서 굴곡되어 있는 위치가 많기 때문에 신전 및 엄지 외전을 통해서 중수골의 기저부가 관절 내부에 있게끔 하는 운동을 수동적-능동적으로 하게 된다.
투약 치료에서는 먹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가장 추천된다. 장기간 복용 시 위장관 질환을 유발할 수는 있지만, 통증을 감소시켜서 기능을 좋아지게 만드는 영향은 탁월하다. 또한 들록세틴(duloxetine)제제를 쓰거나, 그 외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트라마돌(tramadol) 같은 순수한 진통제를 간헐적으로 쓰기도 한다. 이보다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들로는 먹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제제, 바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바르는 캡사이신 연고, 먹는 보충제인 콘드로이틴이 있다. 한편 엄지손가락기저관절의 퇴행성관절염에서 염증성관절염(류마티스관절염을 포함)에 사용하는 약제는 그 효과가 미미해 약물치료를 추천하지 않는다.
손가락 관절 내부 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가 그나마 추천되는데, 관절 내 하이알루론산주사는 대개 추천하지 않는다. 그 외 프롤로치료, PRP(자가혈장풍부혈소판)주사, 줄기세포 주사 등의 주사치료는 아직 효과가 미지수이다.
종합하면, 수술을 고려하지 않는 환자들은 최대한 몸에 부작용이 없는 보충제, 타이레놀, 바르는 약과 함께 보조기 착용을 먼저 시작하게 된다.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간헐적으로 복용하게 되고, 혹은 duloxetine(들록세틴) 이나 tramadol(트라마돌) 같은 약제도 복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엄지손가락 관절염 증상이 매우 심하다면, 관절 내부 스테로이드 주사를 추가로 고려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엄지손가락 기저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의 보존적 치료이고, 이 정도의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일상에서 엄지를 쓰는 활동을 더 줄여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손가락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어떤 보존적 치료를 하더라도 해당 손가락관절의 연골을 보존하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이지, 완벽하게 관절염이 없는 상태로 돌아가는 방법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주치의와 치료 방침을 논의하길 바란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0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