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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손목 골절 치료법, 수술 vs 통깁스 어떤 선택이 옳을까? 24.12.19 17:28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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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골절 치료법, 수술 vs 통깁스 어떤 선택이 옳을까?
1. 손목 골절: 원위 요골 골절의 개요
어느덧 영하의 날씨가 아침에 당연해지는 겨울이 됐다. 찬 바람에 움츠러들고 두터운 옷으로 굼떠진 사이에 얼어붙은 바닥을 밟으면 간혹 미끄러지는 일이 발생하고, 이 경우 가장 높은 빈도로 ‘손목손상’을 입게 된다.
손목손상은 인대 손상과 주상골 골절이 동반될 수도 있으나, 단연코 손목 중 원위 요골 골절은 단일 뼈로서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손목골절 중 하나다.
고령 환자가 단순히 넘어져서 발생하는 예도 많다. 반면 20~30대의 활동적인 연령층과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외래를 찾는 요골 골절 환자분들은 특히 현재 상태에서 꼭 수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문의하곤 한다.
많은 연구를 통해 원위 요골 골절을 교정해야 하는 해부학적 지침은 어느 정도 정렬된 상태다. 손목 골절 시 뼈가 2~6mm 이상 짧아지거나, 각도가 15~20도 이상 어긋나서 붙는 경우, 관절면이 1mm 이상 벌어지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교정을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연구에서는 요골-척골 사이의 관절면 정렬과 요골에서 척골까지 적절한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다행히 이러한 기준 이내에서 정렬이 유지될 경우,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를 고려한다. 주로 석고붕대 고정(통깁스) 치료하며, 해부학적 기준을 잘 맞추어서 뼈 유합이 잘 이루어진다면 기능을 거의 보존한 상태로 치유될 수 있다. 다만, 보존적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수주 이내에 다시 X-ray 촬영을 통해 뼈의 어긋남이 발견되면 재교정을 하거나 수술을 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기준보다 많이 어긋난 골절(전위된 골절)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교정을 시도하지만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특정 연령이 넘었을 경우에는 교정이 잘되지 않거나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수술을 권유하게 되는데, 외래에서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은 ‘수술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한다.
2. 수술의 이점과 대상
수술을 ‘안 했을 때’와 ‘했을 때’를 비교한 통계적 연구에 의하면, 전위된 골절을 통깁스로 치료한 경우보다 수술을 시행한 경우가 ▲주관적인 기능 점수, ▲손을 쥐는 힘(악력), ▲손목의 신전 및 회전 범위, ▲통증 등에서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합병증 발생률은 차이가 비슷했고, 손목 굴곡은 아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주목할 점은 수술을 안 했을 경우 전체 연령을 모두 평균 내면 기능 저하가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의 경우만 따로 분류했을 때 이분들은 비록 X-ray에서 정렬이 안 좋더라도 일상생활에서의 기능 제한이 심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임상에서는 이를 염두에 두고 진료를 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는 대개 집안일, 가벼운 노동, 수영, 조깅 등 비교적 손을 덜 쓰는 간단한 취미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젊은 연령층은 악기 연주, 소형 공구를 다루는 정밀한 작업, 무거운 물건을 다루는 등 힘을 쓰는 일, 야구, 배드민턴, 테니스 등 손목을 많이 쓰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젊은 연령층에서 흔히 하는 일들이 아닌 간단한 취미생활과 집안일을 보편적 ‘일상 생활’ 로 취급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로 6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손목의 해부학적 기준을 다 만족시키지 못한다 해도 앞서 말한 ‘일상생활’에 큰 이상은 없을 것을 설명하고, 이 정도의 기능을 원하는 환자들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65세 이상의 통깁스를 시행한 환자들이 평균적으로는 큰 기능 저하가 없지만, 일부 환자들은 심한 기능 저하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통깁스로 치료한 환자 중 0.5~1.9%가 1년에서 5년 사이에 결국 교정 수술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심지어 80대 환자 중에서도 0.5%가 다시 수술을 받았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면 반드시 향후 이차적으로 수술로 교정이 필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연구는 2015년 이전의 연구들을 종합한 통계에 기반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한국의 평균수명이 수년 가량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과거 65세보다는 상향된 기준, 예를 들어 67세나 68세를 대략적인 기준으로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설명하곤 한다.
특히, 70대 이상 환자라 하더라도 손을 쓰는 요구사항이 높은 분이라면 수술을 고려하곤 한다. 어떤 치료 방법을 선택하든 일상적인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악력, 손목의 운동 범위 일부, 통증 등은 수술을 통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더 젊은 환자의 경우 해부학적 정렬을 더 정확히 복원해야 하므로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한편, 65세 이하의 연령층에서 원위 요골 골절이 발생한 경우 되도록 해부학적 기준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것이 좋고, 이를 위해 많은 경우 수술을 권유한다. 특히, 수술 후 보존적 치료보다 재활이 빠르다는 점도 수술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3. 합병증
다만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서도 늘 고려해야 하며, 이러한 합병증의 빈도를 보존적 치료와 비교한다면, 전체적으로 빈도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은 수술의 불가피한 합병증 중 하나이지만, 최근에는 그 빈도가 1% 미만으로 매우 낮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힘줄 손상, 힘줄염 등은 수술의 고유한 부작용이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합병증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항생제의 효율적 사용, 수술 기구의 살균 방법 개선, 금속판 및 나사못의 디자인이 보다 얇고 튼튼한 것으로 개선되어 현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에 반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합병증으로는 먼저 장기간 통깁스 등으로 고정을 하면서 발생하는 강직, 통증의 심화, 신경증상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고정 기간을 줄이는 노력이 있었으며 이를 종합한 결과를 살펴보면, x-ray에 실금만 보이는 정도의 비전위성 골절은 3주만 통깁스 해도 무방하지만, 전위된 골절은 4주 이하로 통깁스 기간을 줄이는 것이 일반적으로 어려우며, 4주 이후에도 간헐적 보조기를 사용하며 매우 조심해서 재활을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또한 요골의 위치 변화 및 단축이 원인이 되는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는데, 돌출된 요골이 정중신경을 자극해서 생기는 이차적 손목 터널 증후군, 요골이 단축되어 상대적으로 길어진 척골이 계속 자극이 되는 척골충돌 증후군, 관절면의 단차를 방치했을 경우 드물게 발생하는 관절염을 합병증으로 들 수 있다. 이렇듯 보존적 치료로 발생하는 합병증은 고정 기간 및 뼈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줄이기가 어려우며 합병증 예방의 한계가 명확히 있는 편이다.
4. 결론
원위 요골 골절은 절대적인 해부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환자 연령 및 요구도, 기저 상태를 기준으로 치료해야 하며 워낙 많은 빈도로 발생하는 골절인 만큼 각각의 치료 이후 기능 회복의 정도, 합병증 종류 등이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연구가 되어 있다.
수부외과 전문의들은 각각의 사례에 대해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설명해 줄 수 있을뿐더러 보존적/수술적인 골절치료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합병증에 대한 대처능력 또한 숙련되어 있는 편이다. 따라서 원위 요골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수부외과 전문의와 한 번 정도는 향후 치료 방향을 상의해 보는 것이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
(* 이 칼럼은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의 기고입니다.)
손목 골절 치료법, 수술 vs 통깁스 어떤 선택이 옳을까? [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