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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팔꿈치 신경 압박, 상당히 흔한 ‘주관증후군’… 젓가락질 안 되고 손도 말라 24.09.04 15:59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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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신경 압박, 상당히 흔한 ‘주관증후군’… 젓가락질 안 되고 손도 말라
50대 남성 환자가 “우측 손의 4, 5 손가락의 감각이 줄어들고, 젓가락질을 못한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알고 보니 수개월 전부터 해당 증상이 발생했고, 인근 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약 복용 등으로 증상이 약간 호전돼 더 이상의 검사를 하지 않다가, 최근 물건을 잘 떨어뜨리고 세밀한 동작이 안돼 내원한 것이었다. 신경전도 검사 및 이학적 검사를 통해 환자의 팔꿈치에서 척골신경이 물리적 압박으로 발생한 주관증후군(팔꿈치터널증후군)으로 진단됐고, 근육의 힘이 빠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선택했다.
팔에서 팔꿈치를 넘어 손끝까지 주행하는 신경에는 정중신경, 척골신경, 요골신경이 있다.
척골신경은 주관증후군에서 침범되는 신경으로 안쪽 팔꿈치와 팔 뒤꿈치 사이의 좁은 고랑을 지나가고 5수지 방향으로 길게 진행하게 되는데, 가끔 모서리 등에 팔을 찧였을 때 전기 오르는 듯한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 이 신경이 자극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골신경은 주로 4수지 절반 및 5수지의 감각과 손가락 중수지골 사이의 골간근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이 척골신경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해당 4, 5 수지의 감각이 저하되고 저린 느낌이 생기는 불편한 증상과 함께, 손가락을 벌리거나 모으는 힘이 떨어지게 된다. 결국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잠그고 푸는 동작, 연필로 글씨를 쓰는 등의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지게 된다.
팔꿈치 주관증후군과 다르게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목 관절염이나 손목 골절 등의 기존 변형이 없이 생기는 정중신경에 대한 압박이 주된 이유인 경우가 많아서 압박을 해결해 주면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게 된다. 반면, 주관 증후군은 팔꿈치의 관절염, 유년기의 골절 이후 팔꿈치 변형이 선행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이 경우에는 해당 뼈의 변화가 척골신경을 압박하거나 척골신경의 주행을 변화시켰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주관 증후군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특별히 팔꿈치 뼈의 변화가 관찰되지 않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서 ▲척골신경의 압박, ▲척골신경의 불안정성(아탈구), ▲척골신경의 혈액공급장애, ▲척골신경의 신장(당겨짐) 모두가 작용해서 발생하는 주관 증후군을 ‘특발성 주관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척골신경은 팔 뒤꿈치 뒤에 위치하여, 만약 팔꿈치를 완전히 굴곡시 척골신경 자체는 늘어나 신장력이 작용하게 된다. 이 경우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신경의 압박이 같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불안정성이 동반된 척골신경은 팔꿈치를 구부릴 때 원래 위치인 뒤쪽에서 안쪽 팔꿈치를 넘어서 튕기듯 팔의 전방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척골신경의 아탈구’라고 하며 척골신경의 급격한 마찰까지 유발하게 된다. 척골신경의 아탈구는 전체 인구의 20~25% 전후로 있다고 알려져 있고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앞서 말한 4, 5 수지의 감각과 손가락의 벌리고 오므리는 힘 자체가 떨어지는 주관 증후군과 동반되는 경우에는 이 증상 역시 함께 치료해야 한다.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보존적 치료’이다.
특별한 뼈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신경전도 검사에서 감각 신경만을 침범한 경우, 그리고 손의 힘이 과하게 떨어져 있지 않을 경우에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보통은 소염제 또는 신경에 대한 안정제나 보충제 등의 경구약을 복용하면서 팔꿈치에 대한 자세 변경 방법을 먼저 안내하고 시행한다.
팔꿈치에 대한 자세는 ▲팔꿈치를 구부리는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않도록 설명하며, ▲특히 수면 시 팔꿈치를 펴고 자는 동작을 하는 것이 중요해서 야간 부목을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일상생활 중 키보드, 마우스 등의 입력기기를 사용할 때 팔꿈치의 각도가 90도 이상 구부러지지 않도록 해당 기기를 배치해야 하도록 권장한다. 운동을 할 때에도 90도 이상 팔꿈치를 구부리고 오래 있는 동작을 취하거나 안쪽 팔꿈치 부위를 땅에 대는 자세는 주관 증후군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
물리치료 등은 해당 부위에 단기간의 증상 호전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장기간의 신경 호전을 가져온다는 증거는 없다. 또한, 팔꿈치에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주사치료는 척골신경에 큰 호전을 가져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주사 요법은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물리치료나 주사 요법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치료의 다음 단계로는 ‘수술’을 생각해야 한다.
뼈의 변화가 없다면 척골신경의 압박을 해소하는 수술인 단순 감압술이 기본이 된다. 그러나 뼈의 변화가 많거나, 단순 감압술 이후 척골신경의 불안정성 혹은 신장이 여전히 남아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방전위술’ 및 ‘내측상과 절제술’을 같이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을 결정한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손의 근육의 위축이나 위약감을 동반하고 있다. 손 근육의 위축과 위약은 수술이 잘 되어도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수술 후에도 각별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설명 덧붙이자면 팔꿈치에서 손끝까지 거리는 35cm 정도 남짓이다. 신경압박이 해소되어도 기능이 바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 팔꿈치부터 손가락까지 살아있는 신경이 자라 압박이 풀린 기존 신경다발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야 신경이 회복된다. 이 경우 신경은 통상적으로 하루 1mm 정도의 속도로 손끝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350mm의 길이를 자라 들어가는 데에는 1년(350일 이상)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주관증후군 수술 이후 경과가 좋아지기까지 적어도 수개월 혹은 1년이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말한 대로 주관 증후군의 수술이 잘 되더라도 1년 정도 걸려야 신경이 자라 들어오는 경우, 안타깝게도 이 기간 동안 실제로 어떤 환자들은 ‘손의 근육의 위축이 더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팔꿈치에서 수술이 잘 되어도 그 이하에서의 신경자극이 없는 기간이 수개월 이상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의 근육은 전기신호를 받지 못해 위축이 더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의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손목 부위의 회내근을 지배하는 전방골간신경의 마지막 신경분지를 척골신경의 운동신경에 연결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전방골간신경 이전술’이라고 한다.
전방골간신경 이전술은 주관 증후군 수술을 하고 나서 경과가 늦으면 이차적으로 하기도 하고, 주관 증후군 수술을 하면서 전방골간신경 이전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수술은 실제로 손가락 사이의 근육 위축이 있을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전완부를 추가로 절개해야 한다는 단점을 제외한다면 살아있는 운동신경을 척골신경에 연결하는 술식이므로 손의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서 실제로 많은 수술자가 팔꿈치의 수술 전/후로 함께 선호하는 방법이다.
주관 증후군은 4, 5 수지의 감각이 저하되고 손가락의 골간근의 힘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보존적 치료 중 물리치료와 주사치료의 역할이 제한되기 때문에, 뼈의 변화가 있거나 운동신경을 과도하게 침범할 경우 수술을 조기에 고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십여 년간 주관증후군 치료법의 발전도 보존적 치료보다는 수술기법의 발전 및 추가 수술을 통해 손의 기능을 올리는 방법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나 손의 신경 지름은 1mm가 채 안 되고, 손가락 끝의 혈관 지름은 0.5mm로 수술 중 신경 한 가닥만 놓쳐도 손끝 감각 문제나 조직 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섬세한 수술치료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팔부터 손끝까지 신경에 대한 진단과 고난도의 수술까지 시행할 수 있는 수부외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방법에 대해 논의해 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1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