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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다리 저리고, 당기고… 초기에 잡지 않으면 만성 디스크·협착증 유발 24.08.06 16:27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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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저리고, 당기고… 초기에 잡지 않으면 만성 디스크·협착증 유발
필자가 근무 중인 마곡지구(서울 강서구 마곡동)는 연구원, 일반 사무직 등 앉아서 일하는 업무가 대부분인 수만 명의 직장인들이 밀집돼 있다. 20대부터 30, 40대의 젊은 환자들이 허리가 불편해 외래를 찾는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진료실에 들어와 ‘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질환명을 진단받으면 적잖이 당황해한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은 오랫동안 통증을 방치하면, 증상은 더 악화하고 통증은 ‘만성’으로 남게 된다. 적극적인 치료 대책을 세우고 일상과의 타협을 볼 필요가 있다. 연차, 휴가 일정을 조정하고, 업무시간 조정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수술전·후 재활운동을 계획하는 게 필요하다.
30대 후반의 남성 환자가 있었다. 전산직으로 오래 앉아서 일을 하고, 회사 내를 돌아다니며 기술 업무도 살피는 분이었다. 환자는 어느 날부터 ‘서 있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 같고’, ‘오래 걷기도 힘들다’며 간단한 물리치료를 예상하고 외래를 찾아왔다. 환자는 종아리 문제로 생각했지만, 요추(허리)의 척추관협착증에 의한 증상으로 설명을 드렸다.
척추관은 뇌부터 이어진 신경이 지나는 통로로, 낡은 수도관처럼 척추관도 일생에 걸쳐 서서히 퇴행이 진행된다. 보통 30대 이후부터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므로 업무 환경상 허리를 많이 쓰는 환자다 보니 척추질환이 더 빨리 찾아온 것이다. 척추관을 구성하는 뼈와 인대 등이 두꺼워지거나, 척추뼈가 어긋나면 신경이 좁아져 허리 통증은 물론 방사통(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땐 보행까지 불편해진다.
연구원에서 일하는 40대 여성분이 허리디스크로 보존적 치료(물리치료, 주사치료) 만 7개월째 하며 버티고 있었다.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아파 진통제를 먹으며 버텨왔다고 했다. 환자분은 식사와 산책은 물론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등 소소한 일상까지 망가져 있었다.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겠다’고 병원을 찾아왔다. 과거 큰 절개수술과 오랜 입원 기간을 들이는 척추수술을 생각하고 진료실에 들어왔다. 최근 발전된 척추수술을 잘 설명드리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척추수술은 신경을 압박하는 부위를 절제하기 위해 병변 주변의 피부 근육을 절개하면서 회복까지 오래 걸리는 치료였다. 하지만 최근 척추수술의 발전으로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치료가 도입돼, 비교적 쉽게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 수술이 가능해졌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은 긴 절개를 하지 않는다. 허리에 약 0.7cm씩 2개의 최소절개를 하여 한 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기구를 삽입한 후 모니터로 병변 주위를 보면서 수술한다. 척추 구조를 최대한 보존해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척추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만 제거하는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최소절개(0.7cm 내외)로 조직 손상이 적다 보니 수술 중 출혈, 수술 후 흉터에 대한 우려가 없고 빠르게 회복이 가능해 바쁜 직장인들도 여유롭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에 대한 부담도 적어 기저질환(고혈압, 당뇨 등)이 있거나, 70세 이상 고령층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척추내시경은 최소절개 후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며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의 정밀도’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의 양방향 척추내시경 임상경험과 숙련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는 수술 장비 보유가 수술의 성공을 좌우한다.
수술 전 ‘어디서 수술할지’ 선택부터 중요하겠다. 필자가 근무하는 본원은 수술전·후 감염관리에 의료진부터 직원들까지 극도로 예민하게 철저한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최대 비용을 쏟은 고도 청결 무균수술실 시설과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 경험까지 갖춘 의료진들도 있다. 많은 환자들이 내원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허리질환은 참을수록 중증으로 악화할 뿐이다. 증상이 미미했던 허리 통증이 점차 다리 통증으로 이어져 활동성이 뚝 떨어지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져 다리 근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하체 감각이 약해져 배뇨장애까지 겪을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게 자신의 허리와 증상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1257